JR패스를 쓰던 중 유효기간이 넘어버렸다면??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JR패스를 쓰고 전국 여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야간 열차 탑승 등 열차를 타다가 유효 기간이 넘어버리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JR동일본 구간(도쿄, 요코하마 등)에선 야간열차를 타고 유효기간이 넘어도 개찰구를 나가지 않는 한 보통/쾌속을 타고 목적지까지 가는 것에 문제는 없습니다. 특급권을 추가 구입하면 개찰구를 나가지 않는 한 특급까지 탈 수 있습니다. JR 서일본(오사카, 히메지, 오카야마 등) 구간에선 탑승한 열차를 하차하는 구간부터 패스 효력이 끝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각 여객철도 회사에서는 어떤 답변을 내 놓았는지, 여객운송약관에는 어떻게 적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규칙

호쿠토세이, 하나마스, 사쿠라, 하야부사, 노토, 아케보노 등등 수많은 야간 열차가 존재하던 시절에는 아래와 같은 규칙이 있었습니다.

• 승차 중에 날짜가 바뀌어 패스 유효기간 종료일의 다음날로 넘어간 경우, 운임은 처음 개찰구를 나갈 때까지 유효하며 요금은 유효기간 종료일에 승차한 열차를 내릴 때까지 유효합니다. (과거 링크)

그런데 침대특급이 선라이즈 세토/이즈모를 제외하고 모두 사라진 후, 위 규칙이 사라졌습니다. (현행 규칙) 이 규칙이 사라진 이유가 침대열차가 전멸해 버렸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져서 사라졌다는 의견, 이 특례가 사라져서 열차를 내리는 순간 패스 효력이 끝난다 등등 여행객들 사이에서 분분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JR동일본에 문의한 결과

2016년 초에 JR동일본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를 해 본 결과 아래와 같은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途中下車をしないでそのまま旅行を継続する場合に限り、乗車券部分は下車駅まで、料金券部分は当該列車の料金券の券面に表示された駅まで、そのままご利用いただけますのでご案内させていただきます。

(번역: 도중 하차를 하지 않고 여행을 계속하는 경우에 한하여, 승차권부분은 하차역까지, 요금권부분은 해당 열차의 요금권 권면의 액면에 표시된 역까지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JR그룹의 기차표는 지역을 이동하는 권리에 대한 승차권(운임)과, 특급, 신칸센 이용 등 서비스를 이용하는 권리에 대한 요금권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승차권부분은 하차역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보통, 쾌속 열차는 탑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결과로 볼때 선라이즈 세토/이즈모를 타고 JR동일본 권역에 하차한 경우, 유효기간이 지나도 보통, 쾌속 열차를 개찰구를 나가기 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JR서일본 지역에서는 안된다고 하거나 추가 요금을 내라고 하고 있습니다. 같은 여객영업규칙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여객운송약관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여객운송약관 등을 찾아보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공식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참고용과, 혹시 이 특례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항의하는 용도 정도로만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JR패스의 규칙 12항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 재팬 레일 패스 사용에 관한 사항은 이상과 같은 운송조건 이외에도 여객철도회사의 규정 및 여객운송약관, 일본국 법률에 의거합니다.

JR그룹의 여객영업규칙 제155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入場後に有効期間を経過した当該使用乗車券は、途中下車をしないでそのまま旅行を継続する場合に限つて、その券面に表示された着駅までは、第147条の規定にかかわらず、これを使用することができる。

 (입장 후에 유효 기간이 경과된 해당 사용 승차권은, 도중하차를 하지 않고 여행을 계속하는 경우에 한해 그 액면에 표시된 도착역까지, 제 147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사용할 수 있다.)

JR동일본과의 문의에서 '승차권부분', '요금권부분'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JR패스의 승차권부분을 따로 떼어서 생각을 해도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액면에 표시된 도착역'이 패스에 없긴 하지만 'JR패스 유효역 전역'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일부 왕복 티켓 + 프리패스의 경우 티켓 범위가 출발역 - 프리패스 권역 내로 발매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점을 고려해 보면 JR패스의 승차권부분은 도중하차를 하지 않는 이상 도착역(JR패스가 유효한 역)까지 갈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유효 기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는 청춘18패스의 경우 패스를 사용하던 중 날짜가 지난 경우에 대한 규칙이 있습니다. 날짜가 넘은 순간 기준으로 바로 다음에 정차하는 역까지 패스가 유효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조항은 여객영업규칙 제155조와 어긋나기 때문에 패스 규칙에 명시를 해 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드네요.

다른 패스의 경우

JR 도카이와 JR 서일본이 협력해서 발매하는 투어리스트 패스류의 경우 유효기간이 지난 것에 대한 특례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 승차 중에 일시가 바뀌어 유효기간 종료일의 다음날로 될 경우, 운임은 최초의 개찰구를 나올 때까지 유효하며 요금은 유효기간 종료일로부터 승차하고 있는 열차를 내릴 때까지 유효합니다. (link)

생각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JR패스 홈페이지 디자인을 개편하면서 반복되는 말이나 너무 긴 문장 등을 손을 보면서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에 대한 특례 항목도 날아가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바뀐 규칙을 보면 불필요하게 반복되었던 문구가 사라지는 등 정리를 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야간열차도 하나 빼고 다 사라졌기 때문에 충분히 뺄 수 있는 상황이긴 하죠.

그렇다고 해서 애매한 상황에 대한 규칙을 삭제해 버린 것은 결코 책임있는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다음 JR패스 이용 규칙 개정때에는 해당 내용이 다시 명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