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카이도 신칸센을 타고 도쿄역에서 나고야역으로 이동
- 나고야역에서 특급 히다를 타고 히다후루카와까지 이동
-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타카야마 라멘을 먹음
- 라멘집 주인이 이토모리 그림을 보고 이토모리로 데려다 줌
"너의 이름은."의 46분~51분의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동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나고야로 향하는 타키 일행
도쿄역이 보이고, 타키는 신칸센 남쪽 개찰구로 이동합니다. 오쿠데라 선배 일행을 만나고, 도카이도 신칸센에 오릅니다. 어떤 열차, 어느 자리에 탔는지 단서를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당연히 N700/N700A계 보통차에 탑승했습니다. 앉은 자리는 오쿠데라가 11A, 츠카사가 11B, 타키가 11A입니다. 정황상 급작스럽게 합류한 오쿠데라 일행이 타키와 같이 앉은 것을 보면, 자유석(노조미의 경우 1~3호차)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몇호차에 탔는지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좌석 번호는 신오사카 방향이 1번입니다. 즉, 도쿄에 가까운 좌석일수록 좌석 번호는 커집니다. 그러나 좌석을 보면 11번 뒤에 10번 좌석이 있습니다. 즉, 이 열차는 도쿄로 가는 차량(...)이거나 모든 사람이 역방향 좌석에 앉아 있다는 것입니다. 옥의 티라고 해야 할까요.
어쩌면 호차를 특정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잘못 그렸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좌석 번호를 보면, 그리고 화장실 위치나 흡연실 위치를 조합하면 구체적 호차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타키 일행이 탄 신칸센은?
안내 방송으로 "신칸센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열차는 노조미호"까지는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절묘하게도 "노조미호" 다음에 행선지가 나오는데, 츠카사가 말하는 소리가 섞여서 행선지가 어디인지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이 열차는 노조미호, 신오사카행입니다"와 같이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정차역 부분도 확인해 보니 "시나가와, 신요코하마, 나고야, 교토"까지 들려서, 신오사카 종착인지 아니면 더 가는지도 판독할 수 없었습니다.
혹시 몰라서 더빙판까지 확인을 해 봤습니다. 더빙판에선 해당 안내방송이 "신칸센을 이용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열차는 ... 이 열차 OO 정차역은 나고야, 나고야 역입니다. 감사합니다."입니다. 단서가 되는 중요한 포인트엔 주인공의 목소리가 섞여서 해독하기 어렵습니다.
"이 열차의 마지막 정차역", "이 열차의 주요 정차역", "이 열차의 다음 정차역" 등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말이 안 됩니다. 막차가 아닌 이상 나고야행 노조미는 없습니다. 신요코하마나 교토역을 주요 정차역에서 빼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도쿄/시나가와 다음은 무조건 신요코하마 정차입니다. 영어 더빙판까지는 확인을 못 했습니다.
결국 타키 일행이 탄 열차는 알 수 없는 것일까요? 하지만 나고야역에서의 장면이 큰 단서가 됩니다. 작품을 보면 열차 안내 전광판에 10번 승강장은 9:46 출발 쾌속 나카츠가와행, 11번 승강장은 9:24 출발 나카츠가와행으로 적혀 있습니다. 2016년 3월 개정 시각표 기준으로 토요일/공휴일에는 진짜로 해당 승강장에서 같은 열차가 출발합니다. 작품 개봉 시점 당시에 적용된 시각표입니다.
[자료사진] 나고야역 10번, 11번 승강장 (c) そらみみ, CC-BY-SA 3.0 (link) |
11번 승강장에 정차하는 열차는 당시 기준으로, 9시 정각에 시나노호(나가노행 특급)가 있습니다. 즉, 9시 정각에서 9시 24분 사이에 나고야역에 도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서를 더 찾아서, 어느 신칸센을 탔는지 확인해 보도록 합시다.
나고야역에 9시 정각~9시 24분에 도착하는 노조미호 열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6년 4월 시각표 개정 기준)
- 노조미 205호 : 도쿄 7:20 ~ 나고야 9:01 (신오사카행)
- 노조미 11호 : 도쿄 7:30 ~ 나고야 9:12 (하카타행)
- 노조미 101호 : 도쿄 7:40 ~ 나고야 9:21 (히로시마행)
보통은 이렇게 후보를 좁힌 뒤 차량 종류로 판단합니다. 시각표 책에는 신칸센이 어떤 차량으로 운행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도카이도 신칸센은 전부 N700계 운행이라 열차 차종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어느 승강장에서 내렸는지를 보고 확인할 수도 있으나, 영화 본편에는 신칸센에서 내리는 장면이 없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어느 열차를 탔는지 확신할 수는 없겠네요.
또한, 타키 일행이 이동하는 경로도 이상합니다. 신칸센 승강장에서 재래선으로 환승하면 11번 승강장, 그 다음에 10번 승강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타키 일행은 10번 승강장에서 11번 승강장 방면으로 걸어갑니다. 즉 신칸센으로 환승하는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이에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더 파고드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타키 일행이 탄 재래선 열차는?
"11번 승강장은 9:24 출발 나카츠가와행"이었지만, 타키 일행은 이 열차를 타지 않았을 것입니다. 11번 승강장의 다음 열차인 히다 5호 히다후루카와행(9:39 출발)을 탔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 가정이 맞다면 타키 일행은 히다후루카와역에 12시 42분에 도착하게 됩니다. 작품의 세세한 부분을 파고들어도 시간표가 딱 맞게 되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환승하는 도중 타키가 급하다고 발을 동동 굴리는데, 사실 시간 여유는 많습니다. 설령 신칸센에서 9시 24분에 내렸다고 해도 15분이면 환승하기엔 충분한 시간입니다. 다만 아침식사로 먹을 에키벤을 사기 위해 마음이 급했을 수는 있습니다. 신칸센에서 내리고 환승통로에 가는 동안에는 아무도 손에 에키벤을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특급 "히다"를 타는 시점에선 츠카사가 손에 에키벤을 들고 있었습니다. 나고야역에서 에키벤을 샀다고 볼 수 있네요.
[자료사진] 히다후루카와역 선로, 승강장 (c) Asturio Cantabrio, CC-BY-SA 4.0 (link) |
여기까지 타키 일행이 도쿄에서 히다후루카와까지 이동한 경로를 알아보았습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께선 꼭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가격은 2,500원이며 가끔씩 무료 행사도 합니다.
참고: "날씨의 아이",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기간 한정 무료 다운로드 가능 (~7월 8일)
추가
영화 개봉 시점인 2016년에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되었습니다. 만약 타키 일행이 지금 히다후루카와로 간다면, 토야마 경유로 이동했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도쿄-나고야-히다후루카와, 그리고 도쿄-토야마-히다후루카와 구간의 운임과 소요 시간은 비슷비슷합니다. 영화 제작 시점에선 호쿠리쿠 신칸센이 없었기 때문에 나고야 경유로 이동하도록 콘티를 짰던 것 같습니다.
이 포스트는 원래 2017년 10월 28일에 작성되었고, 2021년 10월에 내용을 다듬어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게시'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포스트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해 볼 겸, 영화를 다시 봤네요. 눈에 익숙했던 도쿄역, 나고야역 풍경을 보니 철도 여행이 그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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