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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야행 쾌속, 문라이트 나가라 운행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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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 · 수정: · 댓글 없음
도쿄역과 오가키역 사이를 운행한 임시 야간쾌속 문라이트 나가라(ムーンライトながら)는 2020년 3월 29일 마지막 임시 운행을 끝으로 더 이상 운행하지 않습니다. JR 도카이는 2021년 봄 임시열차 공지를 하면서 문라이트 나가라의 운행 중단을 알렸습니다.



臨時の快速「ムーンライトながら」につきましては、お客さまの行動様式の変化により列車の使命が薄れてきたことに加え、使用している車両の老朽化に伴い、運転を終了いたします。 


임시쾌속 "문라이트 나가라"는, 고객의 행동 양식이 변화하여 열차의 역할이 희미해졌고, 더불어 차량이 노후화됨에 따라 운행을 종료합니다.

출처: https://jr-central.co.jp/news/release/_pdf/000040932.pdf


문라이트 나가라는 1996년 3월 16일부터 도쿄역-오가키역 간을 심야에 운행하던 정기 야행쾌속 열차였습니다. 하지만 수요 감소로 2009년 3월 14일 임시열차로 격하되어, 봄/여름/겨울 등 청춘18패스 운행 시기에만 운행해 왔으나, 운행 일수는 점점 줄어 왔습니다.

2020년 전세계를 뒤덮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봄에 단 9일(3/20~3/28) 운행한 뒤로, 여름/겨울 시즌에는 운행을 못 했었습니다. 단순 운행 중단인 줄 알았으나, 이번 공지를 통해 아예 폐지되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라스트런도 못 하고 폐지되고 말았습니다.


문라이트 나가라로 운행하는 185계 전동차
문라이트 나가라로 운행하는 185계 전동차. 2013년 12월 26일 촬영.
(c) Rsa, CC-BY-SA 3.0 (link)



공지에서 말하는 '챠량의 노후화'는 일본국유철도 185계 전동차의 폐차를 의미합니다. 185계 전동차는 1980년대 초에 생산된 열차로, 지금은 문라이트 나가라 뿐만 아니라 특급 오도리코 및 JR동일본의 라이너 열차로 운행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3월 다이어 개정때 JR동일본의 라이너가 폐지되면서 185계 전동차도 정기 운용에서 이탈합니다. 이후 임시열차(관광 대절 등)로 운행하다가 2022년까지 전 차량 폐차 예정입니다.

이제는 문라이트 나가라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이 없습니다. JR동일본의 신규 차량은 있지만, JR 도카이 구간 내에서 운행하려면 여러 문제가 많을 것입니다. (사원 훈련, 시운전, ..)



문라이트 나가라의 역사적 의미


도카이도 본선 개통 초창기에는 열차 운행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야간에도 보통열차가 운행했습니다. 기관차 견인으로 장거리 운행하는 보통열차가 대부분이었습니다. 1934년 기준 야간에 운행하는 보통열차도 도쿄-시모노세키/오카야마/오사카/기후 등 다양한 행선지로 운행했습니다. 

이후 점점 열차 속도가 빨라지고 도카이도 신칸센도 개통하면서, 도카이도 본선의 야간 보통열차는 점점 줄어들고 구간도 단축되게 됩니다. 결국 1968년 이후에는 도카이도 본선의 야간 보통열차는 도쿄-오가키 구간을 운행하는 단 1왕복이 남게 되는데, 이 열차를 "오가키 야행"(大垣夜行)이라고 합니다.

오가키 야행은 1996년부터는 쾌속으로 승격되어 문라이트 나가라로 운행했습니다. 즉 문라이트 나가라는 도카이도 본선 초창기부터 있었던 야간 보통열차의 족보를 계승한 역사 깊은 열차입니다.

문라이트 나가라로 바뀌면서 열차 차량은 일본국유철도 165계 급행형 차량으로 바뀌긴 했지만 '보통' 등급의 열차로 계속 운행해 왔었습니다. 2007년 3월부터는 JR 도카이의 373계 특급형 전동차로 운행하다가 (임시열차는 일본국유철도 183/189계로 운행) 2009년 임시열차화되면서 185계 전동차로 운행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3월을 끝으로 문라이트 나가라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열차 운행 중단이 아닙니다. 일본 철도의 여명기부터 존재했던 야행 보통열차의 역사가 끝난 것입니다.


문라이트 나가라가 폐지됨에 따라 '문라이트' 시리즈의 열차의 역사도 막을 내렸습니다. 2000년대 들어 다양한 문라이트 시리즈 열차가 생겼지만, 이 중 정기열차는 문라이트 나가라, 문라이트 에치고 뿐이었습니다. 이마저도 2009년 3월 14일 다이어 개정 이후 임시열차로 격하되었습니다. (2009년 3월 JR동일본 다이어 개정 공지) 이 중 그나마 마지막까지 운행했던 열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문라이트 에치고: 신주쿠-니가타 (조에츠선 경유) / 2014년 5월 3일 마지막 운행
  • 문라이트 신슈: 신주쿠→하쿠바 (주오선, 오이토선 경유. 단방향 운행)


문라이트 신슈는 2017년까지는 임시열차로 전구간 운행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스와호 불꽃놀이호' 등으로 계승되어 신주쿠-카미스와 구간만 임시열차로 운행해 왔었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운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스와호 불꽃놀이호가 다시 운행하면, 마지막 남은 문라이트 시리즈의 후손으로 볼 수는 있겠습니다.


보통 임시열차는 아무런 공지 없이 폐지되곤 합니다. 예를 들면 급행 "노토"(우에노-가나자와간, 조에츠선/호쿠리쿠선 경유)는 2012년 2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운행 공지가 없습니다. (2010년 3월에 임시열차화) 이젠 호쿠리쿠 본선도 제3섹터로 넘어가 버렸으니 사실상 폐지인 셈이죠. 그래도 문라이트 나가라는 운행 종료 공지라도 내 주어서 다행입니다.


야간열차가 사라지는 원인은, 첫째로는 신칸센망이 발전하면서 굳이 야간에 이동할 필요가 감소했고, 둘째로는 야간 고속버스가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야간열차보다는 비지니스 호텔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일찍 움직이는 것이 더 편합니다. 같은 야간 이동이라도 불을 완전히 꺼 주는 야간버스가 더 편합니다. 아예 장거리면 비행기를 타면 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야간열차는 선라이즈 이즈모/세토 뿐입니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야간열차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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