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유철도 시절에는 행선지가 여러 군데인 열차를 병결하여 운행한 열차가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유명한 열차 중 하나인 급행 이부리, 치토세 4호를 소개합니다. 일본 철도 팬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열차입니다.
삿포로로 가는 급행 이부리(1량), 토야로 가는 급행 치토세 4호(2량), 무로란으로 가는 급행 치토세 4호(4량)가 붙어서 운행했습니다. 전차 자유석이었고 그린샤(특실)은 무로란으로 가는 열차에 1량 있었습니다.
말로만 하니 어렵네요. 지도를 보고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급행 이부리/치토세 4호의 이동 경로를 지도로 나타냈습니다. (c) Jtbパブリッシング, 82년 11월 시각표 인용 |
- 치토세 4호: 무로란행 (1/2호차), 토야행 (3-6호차, 4호차 그린샤)
- 이부리: 삿포로행 (이부리선 경유) / 11호차
급행 이부리/치토세 4호는 선두에 있는 11호차가 삿포로행, 1호차/2호차가 토야행, 3호차-6호차가 무로란행이었습니다. 삿포로역을 11시 10분에 출발, 치토세, 토마코마이 등을 경유하여 히가시무로란역에 도착합니다. (주황색 화살표)
히가시무로란역에선 토야로 가는 2량, 삿포로로 가는 1량은 다테몬베츠역 방향으로 갑니다. (주황색 화살표) 남은 4량은 보통열차로 무로란까지 운행합니다. (회색 화살표)
다테몬베츠역에선 삿포로로 가는 급행 이부리(1량)는 이부리선을 경유하여 쿳챤, 오타루를 거쳐 삿포로역으로 갑니다. (주황색 화살표) 급행 치토세 4호(2량)는 토야역까지 운행합니다. (파란색 화살표) 참고로 이부리는 1왕복만 운행했었기 때문에 호수를 붙이지 않습니다.
설명만 들어도 굉장히 복잡하네요. 아래에 1978년 3월 3일에 녹음된 안내 방송 영상을 첨부했습니다. 위 내용을 이해하고 한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열차 안내방송이 많이 복잡하다는 느낌은 받으실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 열차의 정체가 무엇이었길래 행선지가 다른 3개 열차가 붙어서 다녔을까요? 급행 이부리(いぶり)는 이부리선을 경유하는 급행열차로, 시계 방향, 반시계 방향 각각 1회씩 운행했었습니다. 1962년 10월 1일 임시준급열차로 반시계 방향만 운행을 시작했고, 1963년 10월 1일에는 양방향 각각 1회씩 운행하게 됩니다.
일본국유철도 키하 22형 기동차. 오타루 종합박물관 소장. 급행 이부리도 키하 22형 기동차로 운행했었습니다. (c) 100yen, CC-BY-SA 3.0 (link) |
운행 초기에는 사마니행 준급 "에리모", 무로란행 준급 "치토세"와 병결하여 삿포로를 출발했습니다. 이부리선을 통과한 뒤 쿳챤 역에선 준급 "니세코"와 병결하여 삿포로까지 운행했습니다.
그 뒤 1965년부터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무로란/토야/삿포로행 3개 열차가 병결하여 운행했었습니다. 다만 이 때는 토야행 열차는 준급 "토야"였습니다. 이후 준급 이부리는 1966년 3월 5일 급행열차로 격상됩니다. 1967년 10월에는 쿳챤역에서 병결하는 열차가 "니세코"에서 "라이덴"으로 바뀝니다. (운행 구간 변경 없음) 1972년 3월에는 토야행 열차가 "치토세"로 이름이 바뀝니다.
하지만 이부리선 구간은 수요가 상당히 적었습니다. 1980년 10월 1일 급행 이부리는 폐지됩니다. 1984년 6월 22일 제 2차 특정 지방 교통선으로 지정되었고, 1986년 11월 1일 노선 자체가 폐지됩니다. 지금은 폐지된 철도 노선을 대신하여 도난 버스 "이부리선"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국유철도 시절에는 행선지가 다른 여러 열차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것이 흔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런 열차를 더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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