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6월에는 오미야역-모리오카역 간의 도호쿠 신칸센이, 동년 11월에는 오미야역-니가타역 간의 조에츠 신칸센이 개업했습니다. 즉 신칸센이 도쿄까지 가지 못한 채로 개통하고 만 것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에노-오미야역 간의 신칸센 릴레이호가 운행하게 됩니다.
이 문서에서 설명할 열차는 과거 릴레이츠바메호(큐슈 신칸센 연락열차. 하카타-신야츠시로)나 릴레이카모메호(니시큐슈 신칸센 연락열차. 하카타-타케오온센)와는 다른 열차입니다. 신칸센을 연결해 주기 위한 일반적인
열차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신칸센 릴레이호로 운행되는 185계 전동차. 우에노역 6번선에서 촬영. (c) sakisakisaki, CC-BY-SA 3.0 (link) |
신칸센 릴레이호(新幹線リレー号)는 우에노역과 오미야간을 도호쿠 본선 경유로 운행하던 도호쿠/조에츠 신칸센 연락 열차였습니다. 영어 ‘relay’는 연결하다, 전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뜻처럼 도쿄의 우애노역과 신칸센이 출발하는 오미야역을 연결해 준 연락 열차입니다.
신칸센 릴레이호는 도호쿠 신칸센 개통일인 1982년 6월 23일부터 도호쿠 신칸센 우에노역 연신일인 1985년 3월 13일까지 운행했습니다. 조에츠 신칸센 개업 이후인 1982년 11월 15일 이후, 185계 200번대 14량 편성으로 운행되었습니다.
신칸센 릴레이호가 우에노역-오미야역 간을 운행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건설 반대 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며, 둘째는 신칸센과 재래선의 궤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이타마현에서 도호쿠/조에츠 신칸센 건설 반대 운동이 있었습니다. 자기네 동네에 서지도 않는 신칸센이 다니면 소음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본국유철도는 도쿄/우에노-오미야 구간에서의 저속 운행 (110km/h), 그리고 신칸센 철로와 병행하는 통근노선 건설(당시의 도호쿠 본선 별선, 현재의 사이쿄선)을 약속했고, 각종 소송과 합의 끝에 건설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만, 이 내용은 다른 포스트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궤간 차이가 있었던 것도 신칸센 릴레이호가 운행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본은 고속선(신칸센)은 표준궤 기존선(재래선)은 협궤로 궤간이 다릅니다. 즉 신칸센 열차가 기존선을 달릴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강릉선 KTX(당시 '경강선' KTX) 개통시 서울-만종은 기존선을 개량만 하고, 만종-강릉은 신설된 준고속선으로 새로 건설해서 운행한 것과 비교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국유철도는 부득의하게 도호쿠/조에츠 신칸센의 우에노역 개업까지 신칸센 릴레이호를 운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특수한 목적으로 운행되는 열차였던 만큼 신칸센 타는 여객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탑승이 불가능했습니다. 당시 교통공사 시각표 1982년 11월호에 있었던 문구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 신칸센을 이용하시는 고객 연락 전용 열차입니다. 정기권으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신칸센 릴레이호는 신칸센을 이용하는 고객 이외의 승차는 불가능합니다. 정기권으로 승차하실 수 없습니다. 그린차는 노약자,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분, 영유아를 동반한 부인 및 도호쿠 신칸센 그린권을 가진
고객을 위한 우선차(실버카)입니다. 그린 요금은 받지 않습니다. 실버카의 열차 편성은 임시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1) 신칸센 타는 고객만 탑승 가능, 2) 그린샤는 노약자 및 신칸센 그린권이 있는 고객 전용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시각표 책의 '도호쿠 본선' 페이지에도 신칸센릴레이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당시 도호쿠/조에츠 신칸센 편성은 12량이었습니다. 이 중 자유석 4량(이 중 1호차는 금연차), 지정석 7량(반실 포함), 그린샤 1량, 식당차 반실이었습니다. 이에 맞춰서 신칸센릴레이호도 자유석 12량,
그린샤(실버카) 2량으로 총 14량의 긴 편성으로 운행되었습니다. 전석 자유석이었던 만큼 신칸센 릴레이호 좌석이 없어서 신칸센을 못 타는 일은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통공사 시각표상 오미야 발착 신칸센과 연계되는 열차는 신칸센 릴레이호, 게이힌도호쿠선, 우츠노미야선/다카사키선 보통열차, 이렇게 세 가지로 안내가 되었습니다. 신칸센 릴레이호는 우에노-오미야 구간을 26분,
우츠노미야선 보통열차는 27분, 게이힌도호쿠선은 44분이 걸렸습니다.
신칸센 릴레이호는 1982년 11월 기준 하루 28왕복 운행했습니다. 대체로 오미야역에서 15분~20분의 간격을 두고 신칸센과 환승이 가능했습니다. 우에노발 열차는 6시 17분부터 20시 47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했습니다. 오미야발 열차는 휴일 한정 8시 22분 첫차가 있고, 이후 평일/휴일 상관없이 9시 1분부터 22시 31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했습니다.
도호쿠/조에츠 신칸센은 오미야역에서 15분~20분의 환승 시간을 두고 환승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정기열차가 아닌 임시열차는 신칸센 릴레이호와 환승 연계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신칸센 릴레이호가 도호쿠/조에츠 신칸센편 둘 다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침 통근시간대(오전 8시대)에 운행하는 신칸센릴레이 2호, 7호, 9호는 휴일에만 운행을 했습니다. 이 시간대에는 통근객 수송을 위한 열차가 대규모로 운행되어야 했기에, 신칸센릴레이호 뿐만 아니라 다른 우에노행 특급/급행열차도 운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도호쿠 신칸센 오미야행 막차였던 야마비코 36호 또한 연계되는 신칸센릴레이호가 없었습니다. (우츠노미야선/다카사키선 열차나 게이힌도호쿠선을 이용해 도쿄까지 이동은 가능했습니다)
신칸센릴레이호는 정해진 승강장에서만 발착했습니다. 우에노역 6번 승강장은 신칸센 릴레이호 전용이였습니다. 오미야역에서는 전용 승강장은 없고 다카사키선 상행(우에노 방면) 승강장이었던 6번, 7번선 승강장을 같이 사용했습니다.
이와 같이 매우 특별한 열차였던 "신칸센 릴레이호"는 1985년 도호쿠 신칸센의 우에노역 연신으로 인해 운행을 중단합니다. 하지만 운행을 중단하기 전까지 도쿄와 오미야역을 연결해서 신칸센을 이용하기 쉽도록 도왔다는 뜻깊은 열차입니다. 특히 지난번에 소개했던 L특급처럼 패턴 다이어를 도입하는 등 최대한 편의성을 높여, 환승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고자 했던 열차입니다.
참고: 일본국유철도의 L특급, 특급열차의 대중화를 이끌다
신칸센 릴레이호는 1985년 폐지 이후에도 두 번 더 운행했습니다. 관광열차로 임시 운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신칸센 릴레이’라는 이름을 달고 운행한 열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1995년 10월 22일/25일/29일: 다카사키역 북쪽 4km 구간에 나가노 신칸센(현 호쿠리쿠 신칸센) 연결을 위한 분기기 공사로 인해 다카사키역-에치고유자와역 운행
- 2011년 4월 12일-24일: 3.11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해 신칸센이 멈춘 후쿠시마-센다이간 운행. 4월 12일에 신칸센의 도쿄-후쿠시마 구간이 복구된 것과 연계한 운행이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신칸센과 연계하여 운행하던 재래선 열차도 많이 있었습니다. 아키타 신칸센은 원래 L특급 ‘타자와’로 운행을 하다가 재래선의 개궤를 통해 신칸센 직통 운행이 된 열차이기도 합니다. 큐슈 신칸센 전구간
개통 이전에는 하카타-신야츠시로간은 ‘릴레이츠바메’호로, 신야츠시로-가고시마주오간은 신칸센 ‘츠바메’호가 운행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니시큐슈 신칸센 연락을 위해 하카타-타케오온센간을 릴레이카모메호가
운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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