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 일본에서 전철 내 칼부림 및 화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빌려 지하철 내 긴급사태 발생시 대처 요령을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열차 내 화재나 긴급 사태(칼부림, 폭력, ..) 발생시, 열차 칸 양 끝에 있는 비상용 무전기를 통해 기관사에게 즉시 보고합니다. 기관사는 바로 가까운 역에 비상 정차를 합니다. 동시에 경찰, 소방인력을 역으로 대기시키게 됩니다. 열차가 역에 정차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고, 문이 열리는 즉시 신속하게 대피합니다.
전철 문 옆이나 하단에는 비상시에 문을 열 수 있는 "비상용 도어 코크"가 있습니다. 신형 열차는 문 옆에, 구형 열차는 문 하단에 있습니다. 빨간 색으로 되어 있어 눈에 잘 띕니다. 코크를 열면 문의 압력이 빠져서 수 초 뒤에 손으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크가 작동됨과 동시에 열차는 비상 정차하고 가속할 수 없습니다. 당황해서 역 중간에서 비상 코크가 작동하면 터널 한 가운데 열차가 정차합니다.
지난 2003년에 있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의 교훈으로, 우리나라 지하철은 불이 붙어도 다음 역에 정차할 때까지는 불이 크게 번지지 않습니다. 다음 역까지는 길어야 1분입니다. 1분만 기다리면 역 계단을 통해 신속히 대피가 가능합니다. 의도치 않게 비상 코크가 동작하면 열차가 긴급 정차하여, 노약자나 장애인이 대피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소방관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내부 상황이 아무리 두렵더라도 열차가 정위치에 정차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비상 코크를 작동시켜 역 중간에 열차가 정차하면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대피가 매우 어렵습니다. 노약자가 아닌 사람들도 대피를 반대편 선로로 해야 하기 때문에, 마주 오는 열차와 부딪칠 위험이 있습니다. 선로 바닥에는 침목이 있어서 빠르게 대피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선 열차 내 화재가 발생했지만, 정차 전에 비상코크가 작동하여 승객이 창문으로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참고: 케이오 전철 전동차 내에서 칼부림 및 방화 사건 발생
하지만 문을 강제로 열고 대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객실 내 대형화재가 발생했지만 옆 칸으로 대피할 수 없는 경우, 전동차가 고장나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화재가 발생했는데 열차가 움직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즉시 대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지하철 문 옆이나 밑에 비상용 코크가 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빨간색 원이 있는 덮개를 열고 돌리면 열차는 비상 정차하며 문을 열 수 있습니다. (c) Garam (link) |
이런 경우 비상용 도어 코크를 돌리고 수 초간 기다립니다. 기다리면 문의 압력이 빠져 문을 수동으로 열고 대피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도어도 강제로 열 수 있습니다. 열차가 정위치에 정차한 경우 손잡이를 잡고 좌우로 벌리면 됩니다. 정위치에 정차하지 못한 경우 빨간색 막대기를 밀면 문이 열립니다. 열차 외부에서 문을 개방해야 하는 경우, 열차 옆에 있는 비상 코크를 활용합니다.
소화기로 문이나 창문, 스크린도어를 부수기보다는, 비상용 도어 코크를 이용하여 대피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부득의하게 창문을 깨야 하는 경우 중앙보다는 모서리를 가격해야 잘 깨집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지하철의 비상 코크가 어디 있는지도 한번 살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